새로운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트랜드

 

개인화를 통한 웰니스

모든 사람이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잘 먹고 잘사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각자의 삶에 대한 태도와 방식 등이 다르기에 서로 다른 노년기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잘 먹고 잘사는게 중요한 만큼 육체적 건강만을 케어해야겠다는 욕구를 넘어 정신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의 건강까지 우리는 어떠한 노년기를 보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이러한 고민에 다양한 개인화를 통한 웰니스를 탐구하는 비즈니스가 있다면 어떨까요?

 

귀네스 팰트로의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홈페이지 굽(goop)
© goop.com

귀네스 팰트로의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세계적인 배우이자 셀럽인 귀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는 자신의 브랜드 ‘굽(Goop)’을 통해 결혼, 육아, 여행, 건강, 요리 등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소탈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A Modern Lifestyle Brand’를 내세우는 굽은 쇼핑, 뷰티, 음식, 패션, 여행, 웰니스, 일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콘텐츠와 제품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2008년 개인 블로그로 출발한 굽은 어느새 세계 여성들에게 가장 화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평균 34세의 수십만 달러의 기본 수입을 가진 중산층 및 부유층에 해당하는 여성들이 굽의 주 소비층을 이룹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돌보고 내면을 가꾸는 데 열정적인 이들 세대를 이르는 ‘구퍼(Gooper)’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이 고정 독자층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세계적 배우 또한 자신들처럼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갱년기와 노화를 걱정하는 모습에서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얻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을 닮고 싶다는 소비 심리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흐름입니다.

굽은 그야말로 동시대 라이프스타일의 집약체라 할 만합니다. 미국 샌터 모니카 본점을 시작으로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에 매장을 운영하는 굽은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제품 대신 미래를 이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집중합니다. 이미 3권의 요리책을 출간한 귀네스 팰트로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밀, 보리, 귀리 등 곡물을 섭취하는 ‘글루틴프리(fluten-free)’, 몸의 치유를 위해 나쁜 것을 먹지 않는 ‘디톡스’ 열풍 등을 이끈 것은 유명합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제로 웨이스트, 최소한의 화장품만 바르자는 논톡신 스킨케어, 요가와 사우나 또한 10여 년 전부터 설파해온 삶의 키워드입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독서 커뮤니티 ‘굽 북 클럽(Goop Book Club)’에서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도서들을 공유하며 몸과 정신의 건강이 일치하는 삶을 강조합니다. 여행 분야에서도 일찌감치 다양한 트렌드를 예견했습니다. 파리 여행에서 추천하는 비건 레스토랑, 그랜드캐니언에서 즐기는 텐트 캠핑 같은 콘텐츠는 이미 10여 년 전 굽에서 다룬 콘텐츠로 오늘날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방식입니다.

굽은 단순한 제품 홍보보다 소비자들의 삶의 관점과 태도에 집중합니다. 최근 귀네스 팰트로가 자신의 엄마이자 배우인 블라이드 대너(Blythe Danner)와 함께 나이 들어감의 의미, 여성으로서 노화를 마주할 때의 감정, 피부 관리법에 대해 나눈 대화는 일종의 멘토링에 가깝습니다. 분명 자사의 안티에이징 제품 ‘굽진스(Goopgenes)’를 소개하는 형식이지만, 귀네스 팰트로는 제품 홍보보다 여성의 노화에 관한 자신의 소회를 드러내는 데 집중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을 때가 언제였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녀는 다음과 같이 답을 합니다. “노화를 받아들이기란 힘든 일이지만, 그렇다고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직접적으로 마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러니한 건 외적으로 노화가 시작될 때, 그때부터가 비로소 누구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내적 성숙이 시작된다는 거죠.”

굽은 언뜻 거대한 쇼핑 브랜드처럼 보이지만, 굽의 본질은 삶의 이야기를 판매하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매년 주관하는 건강 포럼 ‘인 굽 헬스(In Goop Health)’에서는 현대인의 가장 큰 화두인 건강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의들이 등장해 삶의 태도에 관한 상담을 하고, 2018년부터 시작한 팟캐스트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캐머런 디아즈 같은 셀러브러티들이 자각과 영혼, 와인과 다이어트 등 다양한 주제로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눕니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집에서 머무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스테이 홈(Stay Home)’ 콘텐츠 또한 흥미롭습니다. 집에서 나 홀로 즐기는 명상 훈련, 사운드 테라피 제품, 아이와 만들기 쉬운 베이킹 레시피 등 동시대 삶과 연관된 콘텐츠를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됩니다.

 

귀네스 팰트로의 웰빙 실험실(The Goop Lab) 인터뷰 모습
© goop.com

나만의 모험을 떠날 시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소개된 귀네스 팰트로의 ‘웰빙 실험실(The Goop Lab)’은 말 그대로 실험적입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실험해 보는 이 프로그램은 환각 약물을 활용한 치료, 저온 노출, 여성의 쾌락 등을 탐구합니다. ‘세월을 이긴다’ 편에서는 ‘젊어지는 방법’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크게 의술 등 외적인 방식과 비건, 디톡스, 심리치료 등 내적인 케어, 두 가지 방법을 젊어지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긴 시간 라이프스타일을 다뤄오며 굽은 한때 과학적 검증이 되지 않은 민간요법 또는 대체 의학, 자연 의학을 설파해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것을 소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수영복 차림으로 얼음 위에 누워 즐기는 ‘콜드 테라피(Cold Therapy)’, 여성의 질 운동기구로 품절 사태를 빚었으나 의학상 반론 또한 제기됐던 ‘더 제이드 에그(The Jade Egg)’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명료한 사실은, 굽은 단순한 건강 제품을 넘어 그간 보편적으로 담론화되지 않은 여성의 성(姓)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거리낌 없이 취급한다는 점입니다.

굽이 제안하는 민간요법, 미신이라 할 만한 제품에 대해 비과학적이지만 믿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에게 효과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처럼 굽의 성공 포인트는 ‘개인화’입니다. 누구에게나 통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말이 안되어도, 딱 나에게만 통하는 묘약을 가지는 경험, 내 몸과 마음을 사랑하게 되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불쾌한 노화의 징후를 느끼며 노년 초입에 들어선 많은 사람이 갈구하는 평화는 그런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1972년생인 귀네스는 여성 호르몬 중 하나인 에스트로젠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폐경기 초기 증상을 겪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땀이 나고 갑자기 이유 없이 화가 치미는 경험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찾은 해결책으로 ‘마담 오바리(Madame OVARY)’라는 브랜드를 소개했습니다. 폐경기 여성에 좋은 각종 영양제를 혼합한 제품입니다. 그녀는 부르주아 기혼 여성의 욕망과 파멸을 그린 소설 <마담 보바리>를 연상시키면서 ‘난소’를 의미하는 ‘Ovry’를 합친 이 위트 있는 브랜드를 소개하며 폐경기를 함께 준비할 것을 제안합니다. 귀네스의 방식은 놀라웠습니다. 그녀는 여성들에게 중요하지만,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적 없는 폐경, 섹스, 정신적인 건강 등의 이슈를 과감하게 꺼내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면서 담론을 형성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여성이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했습니다.

귀네스의 방식은 남들이 뭐라 하든 관심 있는 주제에 선입견 없이 다가서고 시도해서 자신에게 최적인 것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마담 오바리를 포함한 굽의 웰니스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은 매우 다양하고 어떤 것은 ‘이게 웰니스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디톡스 키트, 사우나, 요가 매트는 평범한 편이고 마리화나가 들어간 비누, 건강측정 반지, 여성 질 운동기구 등의 제품도 있습니다.

귀네스와 그녀의 브랜드 굽은 앞으로의 시니어가 노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보여주는 힌트와 같습니다. 이들에게 노년은 슬프지 않습니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체념해야 할 시기도 아닙니다. 노화와 노년의 삶은 아직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탐험해야 할 대상이자, 신나는 모험이 기대되는 미래의 시간입니다.

지금의 시니어에게 웰니스는 건강해야 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암보다 치매를 걱정하는 시니어 세대의 기저에는 ‘나’를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굽은 다채로운 삶 속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인정하고 스스로 꾸려나갈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과 함께 말입니다. 굽은 분명 다른 곳과 같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다채로운 삶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와 선택 의지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 에이지 로고

 

[출처] 뉴 그레이: 마케터들을 위한 시니어 탐구 리포트, 신세계 빌리브 매거진 : 미국 중산층 라이프스타일의 바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