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디지털 경험의 재해석

 

다양한 시니어를 위한 경험을 설계

한국 시니어의 IT 활용 능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2019년 통계 기준으로 보면 한국 50대의 90% 이상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유튜브로 검색하는 비율이 60% 이상으로 10대 다음으로 높습니다. 첨단기기 사용에 익숙하고 학습 욕구도 높은 한국 시니어 시장은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는 기름진 토양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시니어의 시장은 너무나 다양성이 큽니다. 시니어의 정보화 수준에 따라 정보 풍요 층과 정보 부족 층이 나뉘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가 갈수록 심해질 수 있음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시니어의 디지털 경험을 설계할 때 ‘디지털 기기를 작동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시니어’, ‘앱을 다운로드받아 쓸 수 있지만 복잡한 기능은 쓰지 못하는 시니어’처럼 경험을 중점에 두고 설계해야 합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게 될 시니어 디지털 시장을 주력 시장으로 인식하고 그들에게 가장 친숙한 것, 편리한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1. 시니어에게 편리한 인터페이스

시니어를 위한 로봇형과 테블릿의 엘리큐 사진
© intuitionrobotics.com / 엘리큐(ElliQ)

‘엘리큐(ElliQ)’는 이스라엘 기업 인튜이션 로보틱스(Intuition Robotics)에서 개발한 말하는 소셜 로봇으로 시니어가 스스로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엘리큐는 시니어에게 날씨나 약 복용 시간 등을 알려주며 대화를 나누고, AI가 탑재되어 있어 이를 토대로 사용자의 습성, 선호도 습관 등을 학습하여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알아서 틀어주는 등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태블릿 PC로 전화가 오면 엘리큐가 전화를 받겠냐고 물어보고 시니어가 받겠다고 말하면 대화가 시작됩니다. 시니어는 음성 기능만으로 제어하고 AI는 이를 학습합니다. 또한 대화로 알게 된 시니어의 건강 상태를 가족이나 병원에 알릴 수도 있습니다.

 

2. 아날로그에 담긴 디지털

애플의 에어테그 제품 사진
© apple.com / 에어태그(AirTag)

‘에어태그(AirTag)’는 애플의 위치추적 액세서리입니다. 탭 한 번이면 아이폰에 즉시 연결되고 이름을 입력해 열쇠고리처럼 자동차 열쇠나 가방에 걸고 다니면 됩니다. 잃어버렸을 땐 분실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는데 에어태그를 발견한 사람에게 사용자의 연락처가 전송됩니다. 방수 기능에 배터리 수명도 1년이라 편리하며 나만의 메시지도 각인할 수도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에어태그는 3만원대의 갖고 싶은 액세서리고, 시니어와 그 보호자에게는 추적기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특별한 적용 기간이나 학습이 필요 없는 첨단 위치추적 기술이 적용된 기기를 열쇠고리처럼 걸고 다니면 됩니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면 생활에서 흔한 것, 친숙한 것, 편리한 것을 찾아 디지털 경험을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타오바오의 시니어 모드 앱을 보여주는 사진
© alibabanews.com / 타오바오(Toobao) 시니어 모드

중국의 대표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Toobao)’는 타오바오 친칭, ‘혈육의 정’이라는 시니어 전용 앱을 출시합니다. 이 앱은 큰 글씨를 사용한 디스플레이와 단순한 디자인,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기억하기 어려운 시니어를 위해 QR코드로 로그인하는 기능 등 시니어를 위한 편리함을 강화했습니다. 또한, 편리성이라는 기본 기능 외에 ‘관계’를 쇼핑 경험으로 연결하는 ‘가족 계정’과 ‘대신 결제하기’ 기능을 더했습니다.

가족 계정은 시니어가 자신의 계정에 자녀를 등록하거나 자녀가 부모의 계정을 함께 등록할 수 있는 가족 단위 계정입니다. 대신 결제하기 기능은 일종의 대리 결제 링크로 시니어들이 사고 싶은 제품을 선택한 다음, 가족 채팅 기능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에게 결제 링크를 보냅니다. 링크를 받은 가족이나 친구는 그 물건에 대해 의견을 말하거나 구매 절차가 어려운 시니어를 위해 대신 구매해줄 수도 있습니다. 물건을 살 때 가족이나 친구의 의견과 관심이 중요한 시니어들을 위해 사회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입니다.

타오바오는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 그룹인 시니어를 무시하기보다 그들이 손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모바일 구에 경험을 최적화했습니다. 2021년 출시된 타오바오 시니어 모드로 이어집니다. 시니어 모드는 앞서 선보인 친칭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타오샤오바오’라는 스마트 어시스트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시니어들은 음성명령으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데, 어시스트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제품명을 말하면 화면에 관련된 텍스트와 아이콘이 표시됩니다. 그리고 “결과를 찾았습니다”‘라는 음성 알람과 함께 찾는 제품이 나옵니다. 모든 과정이 텍스트 입력 없이 이뤄지므로 작은 화면에 문자를 입력하는 것이 어려웠던 시니어와 시력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최적화된 서비스입니다. 이미지 검색도 가능해 의약품 등은 제품의 겉 포장을 찍으면 기능과 성분이 나옵니다.

타오바오 시니어 모드에 쇼핑의 편리함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식품 할인과 연결되는 네 가지 미니게임을 통해 시니어들이 앱을 통한 모바일 쇼핑을 더욱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시니어들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차량을 쉽게 호출할 수 있도록 ‘까오더디투’(알리바바 자회사가 만든 AI 기반 최적화 길 안내 앱)에 ‘따뜻한 정류장’을 설치하여, 병원 진료 예약 서비스도 포함했습니다. 앱 사용이 어려운 시니어를 위해 앱 사용 안내 교육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시니어 고객 전용 핫라인까지 갖춘 그야말로 시니어들을 향한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큰 글씨에 기능을 축소한 웹사이트 혹은 앱을 만드는 것만이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서비스가 아닙니다. 시니어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핵심과 본질이 오프라인보다 특별히 더 우월하지 않으면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인터페이스(Interface)가 아니라 관계(Relationship)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프리미어 에이지 로고

 

[출처] 뉴 그레이: 마케터들을 위한 시니어 탐구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