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커뮤니티의 조건

 

고립과 단절을 해결하는 관심

 

시니어 커뮤니티 라디오 리클라이너 홈페이지 이미지
© mitchbennett.com/radio-recliner

1. 비대면으로, 그러나 익숙하게 연결하기

라디오 리클라이너(Radio Recliner)’는 말 그대로 라디오 안락의자입니다. 팬데믹으로 가족과 친구들의 왕래가 끊긴 미국 테네시주 중부의 브릿지 시니어 리빙 (Bridge Senior Living) 요양원에 거주하는 시니어들을 위해 다른 생활 보조 시설에 거주하고 있던 은퇴한 시니어 DJ가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약간은 느린 톤에 익숙한 또래의 목소리가 들리는 라디오에서는 젊은 시절 듣던 컨트리 음악이나 올드 팝들이 나옵니다. 음악만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라디오에 신청곡과 함께 사연을 보내 시니어와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서로의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그야말로 시니어에게 익숙한 소셜 미디어인 라디오 방송이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시간이나 공간, 디지털 기술의 장벽 없이 원하는 시간에 쉽게 들을 수 있는 자유로운 방식으로 말입니다.

이 기획을 실현한 럭키(Luckie)는 미국 애틀랜타와 버밍엄에 기반을 둔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회사입니다. 그들의 고객은 브릿지 시니어 리빙과 같은 시니어 전용 주거시설을 14개 주에서 20개 이상 운영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만큼 심각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고립과 사회적 단절입니다. 시설 운영자들은 시니어들의 사회적 웰빙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야 했고, 그것이 바로 온라인 라디오 쇼였습니다.

온라인 라디오 녹음은 D]로 변신한 은퇴자들이 쉬는 안락의자와 식탁에서 휴대폰으로 이뤄졌습니다. DJ들은 쉬는 동안 자신들의 소개와 더불어 신청곡과 사연을 함께 녹음했습니다. 청취자들은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내는 노래를 신청할 수 있는데, 새로운 신청곡과 사연이 담긴 방송은 평일 정오에 방송되며, 그 후에는 이전 방송이 차례로 재생됩니다. 원래 테네시에서 시작된 라디오는 곧 조지아, 앨라 배마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었습니다. 이 라디오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시니어만은 아니었습니다. 시니어의 소식이 궁금하고 그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은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이 쏟아졌습니다.

한 매체 인터뷰에서 럭키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미치베넷(Mitch Bennett)은 “이 라디오는 고립된 시니어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제공하는 아이디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니어에게 라디오는 원래 소셜 미디어였다고 설명합니다. 라디오는 느리지만 분명한 소셜 미디어입니다.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노래를 헌정하고, 그 노래를 DJ가 사연과 함께 소개해 주면 나만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듣는 신청곡의 경험은 특별한 감정적 연결과 공감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SNS가 발달한 지금도 라디오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라디오 리클라이너 방송은 여전히 시니어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습니다. 다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도 라디오는 라디오입니다. 라디오 리클라이너 사례는 시니어 커뮤니티가 갖춰야 할 조건을 하나 알려줍니다. 바로 요즘의 기술이 만들어내는 편리함과 그들에게 이미 익숙한 요소의 결합입니다. 익숙한 추억 속 경험은 당시 감정을 다시 살려내어 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결을 만들어냅니다. 혁신은 엄청난 자본이나 기술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시니어의 일상에 대한 관심이 혁신을 만들어냅니다.

 

 

X세대의 커뮤니티 행크 홈페이지 이미지
© gethank.com

2. X세대의 커뮤니티

‘행크(Hank)’는 55세 이상을 위한 커뮤니티 플랫폼입니다. 이들은 2022년 6월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리졸루트 벤처스(Resolute Ventures)가 이끄는 시드 펀딩으로 700만 달러를 모금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미 흔해진 커뮤니티 플랫폼 중에서 이들이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 기반의 이 플랫폼은 55세 이상을 타깃으로 합니다.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페이스북이나 밋업(Meetup)을 사용하면 된다’라고 하거나, ‘기존 시니어들을 위한 지역 커뮤니티를 알아보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행크를 공동 창업한 브라이언 박(Brian Park)은 55세 이상의 성인들이 실제로 원하는 사교 모임이나 활동을 막상 찾으려고 하면 어렵다는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은 더 드물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대를 위한 커뮤니티나 앱은 55세 이상의 사람들은 그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며, 기존 시니어들을 위한 커뮤니티나 플랫폼은 실제 그들의 모습과 괴리가 있습니다.

지금의 55세 이상의 성인들은 MS DOS를 처음부터 사용해 본 세대이며, 플레이스테이션을 처음 버전부터 최신 버전까지 사용해 본 세대입니다. 아이폰이 처음 발명될 때부터 지금까지 30가지 이상의 버전을 경험한 세대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지금의 10대들보다 PC 조작에 능숙하고, 기술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세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여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양로원에서 장기를 두거나, 시니어들을 위한 라인댄스(줄지어 추는 춤)를 추지는 않을 것입니다. 행크의 창업자들은 이를 기술 개발자들이 가지고 있는 세대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라고 말했으나 사실 이 고정관념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입니다.

우리는 X세대가 시니어로 접어들고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첨단 기술에 능숙하고 쉽게 적응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행크의 창업자들은 55세 이상의 성인들이 어디에도 없는, 자신들에게 맞는 여가를 보내기 위해 연간 1,200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믹스테이프와 스포티 파이,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모두 경험한 그들을 위한 커뮤니티 플랫폼을 론칭한 것입니다.

행크에는 커피 모임과 같은 수다 모임부터 피클 볼 게임, 마작, 미술 워크숍, 스카이다이빙과 같은 활동들이 포함됩니다. 회원들은 행크가 후원하는 이벤트를 만날 수 있으며, 회원들이 직접 이벤트를 개최할 수도 있습니다. 무료 멤버십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행크믹서(Hank Mixer)와 같은 비회원을 위한 이벤트에 무료로 참가할 수도 있습니다. 모임은 온/오프라인 양쪽으로 모두 이뤄지며, 같은 취향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진정한 커뮤니티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향후 뉴욕의 55세 이상을 위한 스포츠클럽과 같이 이미 존재하는 조직과의 파트너십과 공동마케팅을 확대하여 고객 취향을 기반으로 하는 유기적인 채널로 키워나갈 예정입니다.

행크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론칭하며, “Generation You”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편견이 아닌 실제 55세 이상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행크의 창업자들은 80년대 음악을 실제로 즐긴 55세 이상의 사람들을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온라인에서 자신이 필요한 연결과 취향을 찾고, 그것을 오프라인 만남과 우정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세대,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상을 모두 경험한 첫 번째 시니어인 뉴  시니어 세대가 가진 가능성을 우리는 탐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리미어 에이지 로고

 

[출처] 뉴 그레이: 마케터들을 위한 시니어 탐구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