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니어를 위한 편의점

 

편의점의 ‘시니어 격전(激戰)’

일본 편의점의 주 고객은 시니어입니다. 1989년 세븐일레븐 이용고객 중 20대 이하가 전체의 60%를 차지했는데, 2017년에는 그 비율이 절반 이하로 낮아져 20%였습니다. 이에 반해 50대 이상은 10%에서 40%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총 인구 중 50대 이상 비율이 30%에서 46%로 1.5배 증가한 것에 비해 편의점을 이용한 50대 이상 고객 수는 4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니어 이용자 수뿐만 아니라 매출과 객단가도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편의점 전체 매출액은 2009년 이미 백화점을 넘어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구매력이 높은 1인 시니어 세대가 견인한 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고령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은 아닙니다. 사회의 고령화에 발맞춰 일본 편의점도 함께 변화했습니다. 일본 편의점에는 있고 우리나라 편의점에는 없는 세 가지가 있는데, 바로 간병 상담사, 성인용 기저귀, 조제약입니다. 모두 시니어를 위한 상품입니다. 일본 편의점은 증가하는 시니어 고객을 향해 경쟁적으로 달려온 것입니다.

 

일본 편의점 세븐일레븐

1. 판매구조가 1인 시니어 가구에 안성맞춤

일본 시니어층의 ‘편의점 사랑’은 편의점의 판매구조가 고령자 1인 가구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라고 닛세이기초연구소의 구가 연구원은 분석합니다. 편의점은 식료품이나 야채 등을 소량으로 포장해 판매하는데, 이 같은 판매 구조가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고자 하는 독거 시니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는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또 편의점이 주택가에 위치해 있고 1층이라는 점, 점포 내 공간이 크지 않아 구매 시 이동거리가 짧다는 점 등도 고령자 1인 가구가 편의점을 애용하는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에서는 편의점이 ‘마을의 냉장고’, ‘마을의 부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2. 젊은 세대의 ‘편의점 이탈’

구가 연구원은 기존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젊은 세대의 ‘편의점 이탈’도 편의점의 시니어 시프트를 가속화하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강조합니다. 요즘 젊은 층은 장기 불황을 겪은 세대이다 보니, 소비 스타일이 가격에 민감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편의점보다 디스카운트 숍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또 온라인 가격비교 등 디지털 능력을 활용해 가성비 높은 인터넷 구매 위주로 소비를 합니다.

3. ‘일상의 인프라’가 된 편의점

편의점이 ‘일상의 인프라’로 부상한 점도 시니어들의 편의점 애용의 이유로 꼽힙니다. 일본 편의점은 세금 등 공공요금 수납에서부터 주민증 발행 등 행정 관련 서비스를 대행하고 있습니다. 우편물과 택배를 보내고 받을 수 있고, 세탁물 위탁에서 버스, 항공권, 콘서트 티켓 구입까지 다양한 서비스로 고령 소비자들의 일상의 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지주회사 ‘세븐아이홀딩스’는 2017년 CSR 리포트에서  ‘고령화,  인구감소 시대에 필요한 사회 인프라 제공’을 자사의 주요한 사회적 역할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4. 시니어들의 커뮤니티 거점 역할

고령화율이 30%를 향해 치닫는 등 초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요즘 일본의 편의점들은 지역 시니어들의 커뮤니티 거점으로서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내에 간병센터나 조제 약국을 두는가 하면, 외출이 어려운 소외지역 노인들을 위해 대신 장을 봐주기도 합니다. 지진 등 대형 재난 시 신속한 물자 지원, 이재민에게 수돗물 화장실 주변 정보를 지원하는 협정을 지자체와 맺기도 합니다.

5. 시니어의 안전망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의 택배쿡 123
© cook123.net / 패밀리마트 택배쿡 123’은 시니어들이 건강 상태에 맞는 도시락을 제공한다

세븐일레븐의 ‘세이프티 스테이션(safety station) 활동’이 대표적입니다. 이 사업은 세븐일레븐과 함께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중시한 사업으로,  ‘세이프티 스테이션 실시 점’이라는 푯말이 붙은 세븐일레븐 매장은 위험에 처한 여성이나 아이들을 긴급 보호하거나 배회하는 치매 고령자를 보호해 가족이나 경찰에 연락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점포 내 ATM을 이용하는 고령자들의 행동을 관찰해, 고령자의 금융 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각 지자체와 ‘지킴이 및 모니터링 협정’을 맺는데, 2017년 11월 말 현재 435개 점포가 세이프티 스테이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로손의 경우 고령자 간병 분야와 협업하는 사업이 눈에 뜁니다. ‘케어(Care) 로손’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편의점에 간병 상담창구를 두고 고령자와 그 가족을 위한 간병 관련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간병 상담창구는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되고 간병요양 관련 전문가가 상주합니다. 요양관련 상품도 취급합니다. 로손은 세대간 교류를 위해 편의점 내에 ‘살롱 스페이스’를 설치, 지역 시니어를 위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커뮤니티 거점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패밀리마트는 일반 의약품은 물론이고 제조약도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일반 의약품+조제약국 일체형 점포를 확대중입니다. 고령자를 배려한 염분과 당질 제한 식품,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위한 스마일케어식 등의 메디컬 푸즈(요양식) 취급 점포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택배쿡 123‘입니다. 시니어 전문 도시락 배달 프랜차이즈로 일반식부터 칼로리나 염분을 조절한 식사, 투석 환자를 위한 식사, 씹기 편한 부드러운 식사 등을 배달합니다. 현재 병원 내 편의점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약 70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편의점은 단순한 소매점에서 출발했지만 우편, 금융 등 각종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상의 인프라가 되었고,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지역과 사회가 해야 할 일까지 떠맡으면서 시니어들을 위한 생활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고객에게 안전망이 되겠다는 관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불편해지는 지점을 예측하고 더 편안하고 더 단순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브랜드, 인간적인 품위를 계속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브랜드라면 시니어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프리미어 에이지 로고

 

[출처] 미래에셋은퇴연구소 : “1인 고령가구를 잡아라”...日편의점의 ‘시니어 격전(激戰)’, 뉴 그레이: 마케터들을 위한 시니어 탐구 리포트